78% 신문사 소속… “사양산업으로 알려진 신문사에서 더 두드러져”
퇴직자 92명 중 ‘71명’ 10년 차 미만 “언론 조직 환경개선 절실”

최근 5년간 ‘92명’의 광주·전남 지역 기자들이 퇴직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중 72명은 신문사 소속 기자였고, 20명은 방송사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광주전남기자협회(회장 맹대환)가 광주전남기자협회보를 통해 ‘2022 광주·전남 언론계 이·퇴직 현주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광주전남기자협회는 18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2018년부터 지난 8월까지 5년여간 퇴직자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총 ‘92명’이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자 92명 중 78%(72명)가 7개 신문사 소속 기자였다. 조사결과를 보면 전남일보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남도일보·광주매일신문·무등일보가 11명, 전남매일·광남일보가 9명, 광주일보가 7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달 26일자 광주전남기자협회보.
▲지난달 26일자 광주전남기자협회보.

광주전남기자협회보는 “해당 수치는 비편집국과 정년 퇴직자를 제외한 수치로 언론사 이·퇴직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특히 기자들의 이·퇴직 문제는 사양산업으로 알려진 신문사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신문과 방송, 통신 등 매체별로 구성원의 규모와 시스템의 차이가 있는 만큼 단순 비교하기 어렵지만 같은 기간 방송사와 통신사의 퇴직자가 각각 12명과 8명에 불과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기자협회보는 “이는 방송이나 통신 등 다른 매체에 비해 임금이나 근무 환경 등에서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지 않은 신문사 기자들의 퇴직이 줄 잇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5년간 언론사를 퇴직한 대다수는 10년 차 미만의 비교적 젊은 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 92명 중 ‘71명’이 10년 차 미만이었고, 차장이나 부장 등 간부급 기자는 ‘20명’이었다.

광주전남기자협회보는 “과거 기자로서 명예와 사명감만으로 버텼던 ‘선배 세대’와 달리 더 이상 직업에 대해 만족감을 느낄 수 없는 ‘후배 세대’의 과감한 선택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대다수가 더 나은 환경이나 비전을 쫓아 타 언론사나 관련 업무로의 점프 이직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사 조직의 환경 개선이 절실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광주전남기자협회보는 이어 “과거 젊은 기자들의 객기나 부적응으로 치부됐던 퇴사가 차장이나 부장 등 간부급 기자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계 인력 유출의 위기감을 엿볼 수 있다”며 “이처럼 젊고 유능한 기자뿐 아니라 조직의 허리 또는 조직을 맡은 부서장급 기자들의 퇴직이 빈번해지면서 언론사 조직 와해 우려까지 고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26일자 광주전남기자협회보.
▲지난달 26일자 광주전남기자협회보.

퇴직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대부분은 타 언론사로 ‘점프 이직’을 하거나 공공기관 홍보팀으로 이직했다. 전체 퇴직자 92명 중 절반(46%)이 중앙지나 방송, 통신사 등 기존 근무 환경보다 임금이나 처우가 개선된 점프 이직을 선택했다. 또 기자 경력을 살려 공공기관이나 관계 기관의 홍보팀으로 이직한 사람도 24명(26%)에 달했다.

광주전남기자협회보는 “이처럼 중앙지나 방송, 통신사 등 타 언론사로 이직이 잦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매체 규모가 작은 언론사에서는 경력기자 채용 등 임시방편적인 고용으로 인력유출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광주전남기자협회보는 “언론계 선후배 사이에서 언제부턴가 ‘능력 있으면 떠나라’는 말이 심심찮게 전해진다. 사회 정의와 지역 발전 등 사회의 변화를 끌어내는 데 앞장서고 있는 언론사가 정작 내부의 변화를 일궈내는 데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뱉는 자조 섞인 말”이라며 “더 늦기 전에 기자들의 이·퇴직을 당연시하는 풍조와 경력 기자 채용으로 인력 유출 문제를 임시방편으로 해소하고 있는 문화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이·퇴직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10명 중 7명은 퇴직 고민을 하고 있었다.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광주전남기자협회가 203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4%(149명)가 입사 이후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지금까지 ‘이직이나 퇴사를 시도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다’(49.2%·90명)와 ‘없다’(50.8%·93명) 응답률이 비슷하게 나왔다. 이·퇴직을 고민한 기자 5명 중 3명(60.4%)이 실제 퇴직을 위한 구직 활동을 한 셈이다.

광주전남기자협회보는 “이 같은 이·퇴직 고민의 배경에는 회사나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비전과 열악한 근무 환경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이·퇴직을 고민하게 되는 이유로 ‘회사 비전 또는 미래 비전에 대한 불만’(38.3%), ‘낮은 연봉’(33.3%), ‘업무 과다’(12.4%) 등이 있었다.

통신사의 중견급 A 기자는 광주전남기자협회보에 “언론사주와 경영진은 처우 개선과 복지 확충에 관심이 1도 없으면서 사명감만 강조하는 형국에 과거보다 저연차 기자들이 많이 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문사의 3년차 미만 B기자는 광주전남기자협회보에 “현재 임금이 낮은 건 둘째 치더라도 선배들도 여전히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고 들으니 앞으로 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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