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대한민국이다! ⑤]

10월29일은 지방자치의 날입니다.

지방자치의 정착이라는 공보처의 설립 취지를 통해 탄생했기에 지역민방이 느끼는 지방자치는 남다르다고 합니다.

수도권 초집중과 지방소멸의 위기, 강한 구심력에 비해 약한 원심력. 어디서부터 해법을 찾고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까요?

지역방송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지역민방 9개사는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한주를 지방자치 주간으로 정하고 기획보도, 특집 대담, 캠페인 등의 제작 편성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본지에는 릴레이 기고를 희망해왔습니다.

미디어오늘은 기획 연재 '지역이 대한민국이다' 시리즈를 통해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를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 편집자 주

 

지방자치 시대에 발맞춰 출범한 지역 민영방송은 출범과 동시에 위기를 맞았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매체로 전락했다. 지역방송의 광고는 종합편성 출범 이후 더욱 어려워졌다. 지역 시청자들은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언제 어디서나(any time, any where) 오락․예능 장르 등 주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웨이브(WAVVE) 등을 통해서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면서 지역방송의 방송권역이 무너진 것이 지역방송에게는 더 큰 위협이 되었다. 즉, 지역방송은 IPTV 사업자와 지상파 3사의 N스크린 서비스로 ‘지역 내 전송망 독점’이라는 지역 지상파의 우월적 지위를 잃어가고 있고, 지역방송의 콘텐츠 영향력은 더욱 축소되었고, 이것이 지역방송의 광고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지역방송이 처한 위기 상황은 지역방송은 지역사회의 민주적 발전과 지역사회 문화 창달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수행하기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로 이어졌다. 지역방송의 생존을 미디어 시장에만  맡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방송법’만으로는 지역방송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데 한계가 있다는 꾸준한 지적이 제기되었다. 그 결실로 2014년 6월3일 지역방송발전지원 특별법(이하 지역방송지원법)이 제정, 12월4일 시행되었다. 하지만, 지역방송지원법에 의한 지원 예산은 연간 40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고,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답보 상태에 있다.

▲ 2014년 12월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역방송특별법의 실효적 시행 방법’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 2014년 12월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역방송특별법의 실효적 시행 방법’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이런 상황에서 볼 때 지역방송이 직면하고 있는 복합적이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지역방송 또는 지역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또한, 지역방송이 추구해야 할 가치도 지역성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역량을 집결하는 방향으로 모아져야 할 것이다. 글로벌화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방송은 국가적 차원의 역할을 찾기 보다는 지역에서 역할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성 개념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지역방송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방송의 지역성 개념은 전파의 도달 범위 내의 지역사회의 독특한 요구와 이해(the unique needs and interests)를 반영해야 한다는 개념에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조정되어야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제 지역은 더 이상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라 외부와 상호작용을 통해서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구체적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방송의 지역성은 공간의 규모에 따라 세분화될 수 있는 지역성의 교집합을 포괄하는 개념을 수용해야 한다. 즉, 지역방송은 소규모 지역성으로 대표되는 하이퍼로컬(hyper local)에서부터 글로벌 지역성으로 대표되는 글로컬리즘을 동시에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소규모 지역성인 하이퍼로컬은 온라인 등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지역 공동체 미디어의 가치를 가지고, 지역민들이 이용할 것을 목적으로, 지역민들이 제작한, 지역 공동체 내의 존재와 사건에 관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퍼로컬은 기존 미디어에서 지향하는 로컬적 콘텐츠 생산을 넘어서서 전문기자와 아마추어 유저가 협업을 통해서 새로운 로컬 콘텐츠 생산을 의미한다.

지리적 지역성은 방송권역 내에서 일어난 사건과 지역민들에 관한 보도를 포함한다. 출입처라는 공간적 기준 내에서 일어난 사건과 방송권역 내의 정보 전달과 지역민들의 삶과 구체적인 연관성을 가진 내용과 지역문화의 창달과 발굴을 다루는 내용을 의미한다.

사회적 지역성 개념은 지역은 동질적인 실제가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의 움직임과 상호 작용으로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사회적 지역성은 취재망이 미치는 지리적 공간을 넘어서서 지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다양한 관점의 제시를 포함하고 있다. 즉, 지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지역 정보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역민들의 콘텐츠 참여를 확대하는 것을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지역이라는 특정 장소가 가지고 있는 인지적 특성인 장소성에 입각한 문화원형의 콘텐츠화에 입각한 지역성을 포함하고 있다.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하지만,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지역 내부의 관계에만 머물다보면 지역성은 지역사회의 성장 동력이 되지 못하고, 지역을 폐쇄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이데올로기로 전락하게 만든다. 지역방송은 신자유주의의 대응으로 나타나는 신지역주의 모델의 도입이 필요하다. 신지역주의 개념을 지역방송에 도입하면 지역방송은 지역사회 내․외부의 주체들이 지리적 근접성을 기반으로 협력하고, 해외의 인접 지역과의 교류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지역방송이 지역의 공적기관으로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개념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지역방송은 미디어의 전지구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세계화 전략인 지세화(글로컬리즘) 전략에도 주목해야 한다. 로컬의 로컬인 지역방송의 글로컬리즘은 지역이라는 관계의 확장과 네트워크적 연결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글로컬리즘은 로컬의 로컬(the local)간의 공간적 기준을 기반으로 이들 지역 간의 공통된 이해와 관심을 찾아가는 작업이 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서 세계적 보편성(the global)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을 세계적으로 확산하거나, 국제적 사건으로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을 콘텐츠로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 문화자원을 확장하고, 지역의 본래 모습을 세계로 유통하는 문화 콘텐츠의 제작 및 유통을 담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지역방송이 추구해야 할 지역성은 지역사회의 공동적 이익의 증대와 협력, 지역방송에 대한 지역주민의 참여 확대, 지역과 외부세계와 교류 등 사회적 관계를 확대하는 쪽으로 요약될 수 있다. 지역방송이 지역 주체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량의 총합이 작기 때문에 지역방송의 권역을 넘어서서 다양한 주체들과 공공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확보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방송을 포함해서 지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는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고, 글로벌 체계 하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차원적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역의 위기 해법을 중앙이 아니라 지역에서 찾고, 지역방송이 지역성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 우선적이고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에 있다. 이는 지역방송이 광고, 협찬과 사업 같은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더 이상 유효한 성장을 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에서 출발하고 있다. 지역방송이 지역방송 구성원 중심의 지역성 구현 전략을 추진해 왔다면 이를 지역 또는 지역사회의 관점에서 지역성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지역성 개념을 전파의 도달 범위라는 지리적 지역성 개념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함에 있다.

언론학계나 언론 노동조합에서는 지역방송이 파수견(watch dog)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협력적 관계보다는 긴장 관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지역방송과 지역사회의 상생 발전은 지역방송이 패권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과 지역방송이 글로벌 체계 하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다양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고, 지역방송이 지역민들의 구체적인 삶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에 있다.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이를 위해서 지역방송은 지역방송 내부의 변화를 통해서 물적·인적 자원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방송 구성원들은 지역방송의 생존이 방송제도의 변화보다는 지역에서 온다는 것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방송간 협력과 벤치마킹을 통해 지역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군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편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지역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롱 테일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지역방송은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지역방송만이 할 수 있는 지역 콘텐츠를 강화하고, 지역의 문화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역방송 내부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서 지역방송은 지역사회와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우리방송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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