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MBC 전용기 탑승 배제, 악의적 행태에 헌법수호 책임 일환” 
MBC기자 “뭐가 악의적이에요?” 홍보비서관 “말씀 하시고 끝났잖아”
대통령실, “뭐가 악의적이냐고 목소리 높이는 게 악의적” 입장까지 

▲KBS뉴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KBS뉴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MBC를 향한 대통령실의 노골적 ‘탄압’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그 상징적 사건이 오늘 대통령실에서 일어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18일) 출근길 질의응답에서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는 국가안보의 핵심축인 동맹 관계를 (MBC가)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마저 비판한 MBC기자 전용기 탑승 불허에 아무 문제 없다는 기존 입장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2항에 따르면 언론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이기주 MBC기자가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 뭐가 악의적이에요?”라고 물었으나 윤 대통령은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후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MBC기자를 향해 “(집무실) 들어가시는 분에게 예의가 아니지”라고 말하며 설전이 시작됐다. 설전은 이기정 비서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때까지 이어졌다. 이날의 설전을 옮겨본다. 

(MBC기자) “아니 그럼 질문도 못해요? 질문하라고 단상 만들어놓은 거 아니예요?” 
(홍보기획비서관) “말씀을 하시고 끝났잖아. 그렇게 했잖아요.” 
(MBC기자) “반말하지 마세요.” 
(홍보기획비서관) “아니 반말… 말꼬리 잡지 마세요. 그렇게.” 
(MBC기자) “말꼬리를 누가 잡아요. 질문 질답 끝났는데 말꼬리는 비서관님이 잡았잖아요.” 
(홍보기획비서관) “왜 그래요 정말 그렇게…” 
(MBC기자) “뭐가 악의적이예요, 예?” 
(홍보기획비서관) “아직도 이해를 못 하네.” 
(MBC기자) “말조심 하세요.” 
(홍보기획비서관) “말조심 하세요가 아니라 보도를 잘하세요 정말.” 
(MBC기자) “그건(“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대통령님이 말씀 하신거잖아요. 저희가 지어낸 거예요?” 
(홍보기획비서관) “아니 끝나시고 가셨잖아요. 예의가 없어요 그렇게.” 
(MBC기자) “영상이 있는데 왜 그걸 부정해요. 뭐가 악의적이예요? 공개석상에서 뭐가 악의적이라는 거냐고요. 저희가 뭘 조작했다는 거예요?” 
(홍보기획비서관) “몰라요?” 
(MBC기자) “증거를 대봐요 그러면. 분석한 거 있다면서요. 증거를 내놓으라고요 내놓지도 못하면서.” 
(홍보기획비서관) “야 아직도 이렇게 듣네?” 
(MBC기자) “아직도? 지금 뭐 군사정권이에요 여기가? 아직도라뇨.” 
(홍보기획비서관) “군사정권? 왜 군사정권이라는 말이 나와요?” 
(MBC기자) “이렇게 독재적으로 하는 게 어디 있어요.” 
(홍보기획비서관) “독재적인 게 아니라…” 
(MBC기자) “(주변에 있던 기자들 향해) 다 보도해주세요. 보도해주세요. 이런 편협한 언론관이 문제인 거예요, 대통령실의. 이런 공개적인 석상에서 대통령이랑 기자들 질답하는데 비서관님이 끼어들어가지고.” 
(홍보기획비서관) “(질의응답) 끝났잖아요. 끝난 상태에서…” 
(MBC기자) “끝났는데 왜 비서관님이 껴드냐고요. 대통령이세요?” 
(홍보기획비서관) “아니 뒤에 들어가시는 분한테…” 
(MBC기자) “비서관님은 만능이세요? 기자랑 대통령 도어스테핑 질의응답 하는데 왜 끼어들어서 왜곡하세요.” 
(홍보기획비서관) “그렇게 왜곡한 사람이 먼저 말씀하세요.” 
(MBC기자) “그 왜곡을 비서관님이 하신 거예요. 방금 이 현장에서. 이 분위기를 왜 이렇게 몰아가요.” 
(홍보기획비서관) “…” (엘리베이터 문 닫힘)
(MBC기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이같은 설전 이후 대통령실은 이재명 부대변인 이름으로 서면 입장을 내고 “무엇이 악의적이냐”는 MBC기자 질의에 다소 감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대통령실은 “음성 전문가도 확인하기 힘든 말을 자막으로 만들어 무한 반복했다. 이게 악의적이다. 대통령이 마치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한미동맹을 노골적 이간질했다. 이게 악의적이다. MBC는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게 악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다른 언론사들도 가짜뉴스를 내보냈는데 왜 우리에게만 책임을 묻느냐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게 악의적이다.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사과는커녕 아무런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게 악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MBC의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대통령 부부와 정부 비판에 혈안이 돼 있다. 그 과정에서 대역을 쓰고도 대역 표시조차 하지 않았다. 이게 악의적이다”라고 했으며 마지막으로 “공영방송으로서 성찰하기보다 ‘뭐가 악의적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바로 이게 악의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 내부에선 당장 대통령 발언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조)는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가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이라는 이날 윤 대통령 발언을 “언어도단이자 궤변”으로 규정한 뒤 “오늘 윤 대통령이 MBC에 대해 쏟아낸 말은 공영방송 MBC를 자신들 마음대로 장악하고 무너뜨리려는 신호를 공식화한 셈”이라며 강력투쟁을 예고했다.

MBC노조는 “본인 스스로 공적인 자리에서 말한 욕설과 비속어를 있는 그대로 보도한 죄(?)를 물어 전용기 탑승 배제도 모자라 가짜뉴스로 명명하고 각종 언론 탄압을 일삼는 건 ‘언론 자유 보장이라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자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동남아 순방 중 대통령 전용기에서 특정 매체 기자 2명을 불러 1시간가량 면담한 것을 두고 “개인적인 일”이라며 취재에 응한 게 아니라고 답한 대통령 발언에 대해선 “공사 구분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 수준인지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MBC노조는 “윤 대통령에게 언론의 자유는 ‘말 잘 듣는 내 편’에게만 주어지는 ‘특혜’일 뿐”이라고 주장한 뒤 “취조성 공문에 수십 건의 고소, 고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 광고 불매 압박까지 (MBC를 향해) 치사하고 졸렬한 보복 조치를 하면서 (대통령이) 언론과 국민의 비판에 대해 열린 마음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집과 독선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MBC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공적 영역에서 활발하게 검증되고 비평의 대상이 되어야 할 대통령 발언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 원수가 명확한 근거 없이 ‘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악의적 행태’라고 말한 것은,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위협적 발언”이라며 “깊은 우려와 유감”을 밝혔다. 이어 “MBC는 앞으로도 공적 영역에 대한 자유로운 취재와 검증, 비평을 통해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공영방송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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