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현업단체, 21일 국회 앞 기자회견 열고 법개정 요구 
“국민청원 성립, 천박한 언론관 윤석열 정부 향한 경고”
“180석 줬지만 언론개혁 뭘 했나” 민주당에도 쓴소리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11월18일 오전 9시22분, ‘언론자유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률개정 국민동의청원’이 성립됐다. 5만 명의 시민이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 청원에 참여하면서, 방송법 제정 이후 최초로 국회를 거치지 않은, 오직 시민의 요구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정안이 상임위에 상정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원법이 정한 대로 국민청원을 회부해 심사해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는 공동 성명을 내고 “국민동의청원 성사는 몰상식에 천박한 언론관을 가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경고이자 법안 상정을 미루며 눈치만 보던 민주당에 대한 채찍”이라고 평가하했다. 이들 언론현업단체는 21일 국회 앞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정부의 노골적 언론탄압을 규탄하며 “국회 과방위가 청원 회부 즉시 법안 처리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처음엔 한 달 동안 5만 명 청원이 가능할지 의심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언론탄압에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였다. 특정 언론을 적으로 만들고 공격할수록 언론자유라는 시대적 요구는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최근 기업에 ‘광고 중단’까지 요구한 여당의 MBC 탄압을 우려하며 “언론자유를 위해 법률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완결적으로, 제도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위원장은 “대통령실은 오늘 출근길 약식회견 중단을 통보하고 기자들이 (대통령 출근길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가벽을 설치했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언론의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비판한 뒤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을 비행기에서 내쫓더니 이제 대통령실에서마저 내쫓을 기세다. 질문하는 기자의 슬리퍼를 보지 말고 입을 봐라.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최성혁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5만 명 청원 성립 일등공신이다. MBC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라는 헌법 파괴적 발상을 실행한 뒤 (MBC보도의) 무엇이 악의적이냐고 묻는 기자에게는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답했다”며 “적반하장에 소아병적인 모습에 국민들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성혁 본부장은 “대통령이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 뜯어고치지 않으면 그동안 경험했던 그 어떤 사장보다 문제의 인물이 (사장으로) 올지 모른다”며 법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성원 언론노조 KBS본부장 역시 “용비어천가를 불러야만 언론인가”라며 법안 통과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18일 오전 국민청원이 5만 명을 돌파하던 그 순간, MBC 기자가 대통령에게 뭐가 악의적이냐고 질문했다. 대통령은 무시하고 돌아섰다. (그 후) 대통령실에서 MBC 기자 징계를 운운하고 있다. 질문하는 기자에게 돌아오는 것이 징계인가”라고 개탄하며 오늘 대통령실의 출근길 약식회견 중단 통보를 가리켜 “MBC 때문에 중단됐다는 기자들 내부 불만을 표출시켜 MBC를 고립시키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MBC, YTN, TBS 등을 둘러싼 일련의 언론탄압 양상을 두고 “5년짜리 정권의 천박한 발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2020년 국민들이 180석을 몰아 줬지만 언론개혁 뭘 했나. 고작 징벌적 손배제 운운하며 기자들을 죄다 적으로 몰았다. 방송법 한 글자도 못 고치고 이 지경에 왔다”며 이제라도 법률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2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즉 사장을 선임하는 데 있어서 비율을 조정하는 문제가 방송법에 들어가 있는데 이런 법안들을 심도 깊게 논의해서 통과시키는 게 야당의 몫”이라고 말했다.

언론계가 요구하는 개정안의 핵심은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대표성을 고려한 ‘운영위원 추천권’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전문성, 지역성, 사회 각 분야 대표성을 고려해 KBS, 방송문화진흥회(MBC), EBS 운영위원을 각각 25명씩 임명한다. 이때 국회 교섭단체가 의석수 비율에 따라 7명, 비교섭단체가 1명을 추천한다. 이때 여당 추천은 4명을 넘지 않도록 한다. 방통위가 선정한 방송 및 미디어 관련 학회도 3명을 추천한다.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도 각각 1명씩 추천한다. 각 공영방송 시청자위원회가 3명, 방송협회가 2명, 공영방송사 종사자 대표가 2명을 추천한다. 지자체를 대표하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까지 4명을 추천하면 25명 운영위가 구성된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