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인기코너 ‘이슈시개’ 지난달 19일 이후 중단
사장 폐지 지시 의혹…CBS 측 “지시가 아닌 의사 표현”
9월에는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기사 영상 무단 삭제도

CBS 내 편집 ‘개입’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여당 비판 콘텐츠가 많았던 노컷뉴스의 인기코너 ‘이슈시개’가 CBS 사장의 불만 표출로 잠정 폐지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자신의 기사 영상을 무단 삭제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슈시개는 특히 김건희 여사 관련 내용을 연속 보도했던 코너였고, 영상이 무단 삭제된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발언 논란 기사였다.

▲ CBS 노컷뉴스 구독 페이지. 사진=네이버 갈무리
▲ CBS 노컷뉴스 구독 페이지. 사진=네이버 갈무리

‘이슈시개’는 CBS의 자회사 CBS M&C가 운영하는 노컷뉴스 연재코너다. 2020년 8월 시작해 지난달 19일까지 1000건 이상의 기사를 연재해왔다. 네이버뉴스 기준 ‘이슈시개’ 코너 구독자는 5000명이 넘는다. 노컷뉴스 연재 코너 중 가장 높은 숫자였다. 

해당 코너는 지난해부터 김건희 여사를 집중 보도했다. 김건희 여사의 허위 이력 의혹과 논문 표절 논란, 팬카페 등 관련 보도만 수십 개가 넘는다. 지난 5월 보도한 ‘건희 사랑’ 회장 강신업 변호사 논란과 지난 8월 김 여사의 논문 내용을 조명한 기사는 네이버 기준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 해당 기사가 나온 다음날(19일) 이후로 이슈시개는 올라오고 있지 않다. 사진=노컷뉴스 갈무리
▲ 해당 기사가 나온 다음날(19일) 이후로 이슈시개는 올라오고 있지 않다. 사진=노컷뉴스 갈무리

지난 9월에는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첫 특별전시에 김건희 여사와 협업한 바 있는 유관단체와 작가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고, 지난달 18일에는 김건희 여사의 봉사 관련 논란과 기획 의혹을 다뤘다. 하지만 이 기사가 마지막이었다. 19일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기사 이후 이슈시개는 한달 넘게 올라오지 않고 있다. 노컷뉴스나 네이버 연재 페이지에도 별다른 공지가 없다. 익명을 요구한 A기자는 “이슈시개는 워낙 조회수가 잘 나왔던 코너고 구독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어 주목했는데 갑자기 기사가 안 나와 의아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폐지에 사장의 별도 지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CBS 김진오 사장은 지난달 ‘이슈시개’에 대한 불만을 표했고 지난달 말에도 ‘이슈시개’ 기사 발행을 확인하며 의사 표현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B기자는 “회사 내부에 이견이 있어서 폐지된 것으로 안다”며 이 과정에서 사장의 요청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CBS 사옥.
▲ CBS 사옥.

다만 사장의 의사 표현이 코너 폐지와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있다. CBS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사장의 어떤 의사 표현이 ‘지시’라고 하기는 애매한 영역”이라며 “사장은 말단 기자부터 데스크까지 쭉 의견을 종합해서 듣는 자리인데 직접 전달했다고 해서 ‘일방적 지시’라고 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CBS는 오너가 있는 회사가 아니다. 열려 있는 조직이라 사장도 거침없이 개인 의견을 얘기한 것이지 이것을 업무 지시라고 해서 지시불이행으로 징계하거나 그런 조직이 아니다. 일반 사조직하고 비슷하게 해석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근찬 CBS M&C 대표는 22일 통화에서 “사장이 폐지 지시를 한 것이 아니고 편집팀 기자들이 그런 기사를 쓰는 것이 맞냐는 그런 문제를 얘기했을 뿐”이라며 “원래 (이슈시개를 작성하는) 편집팀의 업무 과중 문제와 출입처가 따로 없는 편집팀 기자들이 이러한 기사를 쓰는 것이 맞냐는 문제의식은 나도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 문제의 보도에 포함된 영상. 사진=노컷브이 갈무리
▲ 문제의 보도에 포함된 영상. 사진=노컷브이 갈무리

하지만 일선 기자 말은 다르다. C기자는 내부에선 이슈시개 연재 중단에 대한 명확한 공지나 설명도 없어 윗선에서 폐지 입장이 결정된 것으로 모두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또한 특정 기자가 편집 책임자를 '패싱'하고 최종 데스킹 과정의 기사를 수정하는 사례가 발생한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난 9월 벌어진 편집권 침해 논란이 대표적이다. 현 CBS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노컷뉴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을 무단 삭제한 일이다. 해당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을 전하는 보도에 포함된 영상을 단독으로 삭제했다. 보통 인터넷 기사에서 사진, 영상, 박스 등의 편집은 데스크와 편집자의 권한이다. 이후 영상은 재업로드됐고 해당 기자에는 경고 조치가 이뤄졌다.

기사에 포함된 영상엔 노컷브이의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울려퍼진 ‘윤석열의 XX’, ‘지금다시 들어봐주십쇼…‘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등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반복되고 한덕수 국무총리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대응이 담겨 있다.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으로 보여질 수 있는 영상들이다.

▲ 사장의 보도 개입을 비판하는 CBS 노조와 기자 성명. 사진=언론노조 CBS지부 페이스북
▲ 사장의 보도 개입을 비판하는 CBS 노조와 기자 성명. 사진=언론노조 CBS지부 페이스북

CBS는 최근 사장의 보도개입 논란으로 내홍을 겪었다. CBS 김진오 사장은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 관련 보도([단독]참사 당일 ‘빈 집’인 尹 관저 지킨 경찰…지원 불가했나)에 본문 내용 삭제를 요청해 보도국 기자들과 노조의 반발을 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는 지난 15일 ‘CBS에 외압의 역사는 없다’는 성명을 내며 사장의 보도개입을 비판했고 보도국 내 각 기수도 ‘보도국은 사장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성명을 잇따라 냈다.

CBS 관계자는 “이번주 월요일 내부 국실장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이런 잡음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장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했다”며 “기자협회와도 논의하고 지금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 서로 오해가 된 부분들을 해소하고 있는 국면이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근찬 CBS M&C 대표 역시 “이슈시개 폐지 문제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안들은 별개의 건으로 봐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폐지에 대해 고민해왔기 때문에 잠정 중단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타이밍이 겹쳤을 뿐이다. 사장의 폐지 지시나 이런 것과는 별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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