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 등 문화자유 억압…블랙리스트 구제 예산 부재”
청와대 개방·국정 홍보 KTV 예산 증가에 “불필요한 예산”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과 예산안에 ‘블랙리스트’ 피해 구제 대책이 부재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대통령실 이전으로 발생하는 청와대 관광 및 과도한 정부 홍보 등 불필요한 예산이 많다는 점도 지적됐다. 

22일 문화연대 주최로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M에서 열린 ‘문화정책이 사라진 시대, 윤석열 정부를 평가한다’ 토론회는 윤석열 정부 문화정책과 예산안을 평가하는 시간이었다.

▲22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M에서 열린 문화연대 주최의 '문화정책이 사라진 시대, 윤석열 정부를 평가한다' 토론회. 사진출처=문화연대 유튜브 생중계. 
▲22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M에서 열린 문화연대 주최의 '문화정책이 사라진 시대, 윤석열 정부를 평가한다' 토론회. 사진출처=문화연대 유튜브 생중계. 

성연주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강조된 ‘공정’은 문화정책에서도 주요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 교수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문화정책 가운데 ‘공정하고 사각지대 없는 예술인 지원체계 확립’ 과제가 대표적이다. △공정한 맞춤형 예술 지원 △예술 산업 경쟁력 제고 △예술인 복지 안전망 강화 △장애 예술 활성화 등을 담은 계획이다. 

성 교수는 “대통령은 문화정책에서 ‘공정’을 강조했지만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지난 2월 전 정권의 황희 장관이 약속한 블랙리스트 해결을 위한 지속적 제도 개선 약속도 실효성이 없어졌다”며 “예술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불공정에 대한 종합적 계획과 균형 있는 관점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제정되고 관련 법규에 의거해 작동해야 하는 시기인데 관련 예산은 충분치 않다”며 “‘예술인 권리 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 구제 위원회’는 현재까지도 구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18년 11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진행된 '2018 문화예술인 대행진'에서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제대로된 처벌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과 함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2018년 11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진행된 '2018 문화예술인 대행진'에서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제대로된 처벌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과 함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윤석열차’ 사건 등 문화자유 억압, 블랙리스트 예산 부재”

이두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활동가는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을 분석하고 평가했다. 그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예방 및 피해 구제 관련 예산은 ‘예술인 권리 보장 관련 예산’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문화부는 민간의 자유로운 창의·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2조255억 원을 배정했다. 먼저 예술인의 안정적 창작 활동을 위해 △창작준비금 대상 확대(2만3000명) △예술인 권리 보장 환경 조성 △예술 활동 증명 운영 확대 등으로 창작 안전망 구축(828억 원, 11.3%)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예술인 권리 보장 환경 조성’ 예산은 예술인 심리 상담 명목의 5억8000만 원 등 약 13억 원 가량이다. 블랙리스트 구제 등에 관한 예산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 사진출처=문화연대 유튜브 생중계. 
▲ 사진출처=문화연대 유튜브 생중계. 

이두찬 활동가는 “예술인의 자유롭고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이야기하는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예산은 예술인 권리 보장 예산이 전부인데 지난 정부가 약속한 ‘사회적 기억 사업’ 관련 예산은 이번에도 편성되지 않았다”며 “현 정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이번 예산안을 통해 더 명확히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윤석열차’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듯 문화부는 여전히 지원 정책을 사용해 문화예술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정치적 표현을 금하는 것을 계약 사항으로 넣고 지원하는 것은 명백한 블랙리스트 사건”이라며 “문화부가 진정으로 민간의 자유로운 창작과 혁신을 원한다면 예술인권리보장법과 관련한 예산 확충 및 사회적 기억 사업 예산 편성,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바탕으로 한 성찰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누리집 갈무리
▲ 부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누리집 갈무리

청와대 개방·국정홍보 KTV 예산 증가에 “불필요”

이 활동가는 문화예술 예산 중 불필요한 예산으로 총 541억8700만 원에 달하는 ‘청와대 개방 관련 예산’을 꼽았다.

2022년 예비비 등으로 집행된 문화재청 청와대 권역위임관리 운영 90억5000만 원, 청와대 상시 개방에 따른 운영 및 관람 환경 조성 6억2000만 원 등이 있고, 2023년 예산 중 문화부 청와대 권역 관광자원화 99억7000만 원, 청와대 공연 70억 원, 청와대 미술품 전시 운영 48억 원, 근현대 조사 연구 9억8500만 원, 문화재청 청와대 시설 조경 관리 및 관람 환경 개선 등 217억6200만 원을 포함해 총 규모는 541억8700만 원이다.

이 활동가는 “대통령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지 않았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으로 약 542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며 아마 이 비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예술인권리보장법과 관련된 예산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 사진출처=문화연대 유튜브 생중계. 
▲ 사진출처=문화연대 유튜브 생중계. 

세 번째 문제로 꼽힌 것은 정부 홍보 예산 확대였다. 이 활동가는 “이 정부 문화정책의 실정과 퇴행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대통령 공보 국정 홍보 기능이 문화정책의 핵심으로 지정돼 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홍보 예산안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정부의 정책 홍보를 담당하는 문화부 산하기관 KTV국민방송 예산안은 253억7900만 원으로 올해보다 13억6400만 원 늘었으며 방송프로그램 제작 예산안은 121억6500만 원에서 129억1500만 원으로 6.2% 증가했다.

아울러 ‘미디어 홍보’ 사업 예산안은 99억5800만 원으로 올해 대비 6.2% 상승했다. 대통령 해외 순방 시 프레스센터를 설치하는 예산안은 17억4000만 원 증가했다. ‘순방프레스센터 설치운영’ 사업 예산안은 47억4000만 원이다.

[관련 기사: 문체부 예산안 봤더니 윤석열 정부 홍보 예산 대폭 늘려]

이 활동가는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문화예술에 관한 차별과 검열, 불평등, 예술 창작과 노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예산안에 빠져 있는 기후위기 예산이나 시민참여 예산 등 혁신적 예산이 문화부 예산안에 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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