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 ‘김어준 뉴스공장’ 의견진술 이후 주의 의결
윤성옥 위원 “방심위, 공정한 방송 요구하기 전에 ‘공정한 심의’ 입증해야”

▲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서울경찰청 수사본부 수사관들이 10월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일대에서 발생한 핼러윈 대규모 압사 참사 현장을 합동감식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서울경찰청 수사본부 수사관들이 10월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일대에서 발생한 핼러윈 대규모 압사 참사 현장을 합동감식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재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조항 등 위반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에서 법정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뉴스공장’ 등을 상대로 한 이번 신속심의와 제작진 의견진술 진행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2일 방송심의소위 회의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라디오제작본부 오인환, 노소정 PD가 참석했으며, 의견 진술은 1시간가량 진행됐다. 민원인은 과거 핼러윈 시 이태원 일방통행 및 동선 통제가 없었음에도, 진행자 김어준씨가 ‘과거 폴리스라인 치고 한쪽으로 통행하게 했다’며 허위사실로 관련 지자체장 책임을 부각시켰고, 지난해 이태원 3개 기동대 배치는 코로나 방역 단속 목적이었고, 당일 경찰의 마약단속은 법무부나 검찰 공조가 아니었음에도 김어준씨가 정권의 마약과의 전쟁 선포로 인한 경찰 배치 급감이 사고 원인인 것처럼 왜곡했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민의힘 추천 위원들은 ‘TBS의 보도에 정치적 목적이 있음’을 의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우석 위원은 “사건의 원인이 파악되기도 전에 먼저 대통령이 책임을 지라는 게 말이 되는가. 대통령께서 사과도 하고 대국민 약속을 몇 번 하셨다. 왜 자꾸 대통령 책임을 강조하는가. 혹시 정치적인 부분들이 아닌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황성욱 위원도 “방송이 정파성을 갖기 시작하면 고유 책임과 과실 책임이 무너지면서 그냥 정치 게임이 되어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어준 TBS 방송 제작진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원인이 마약 수사에 대한 우선순위에 있다고 판단을 내린 것인가”라고 물었다. 김우석 위원도 “참사가 마약 수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오인환 TBS PD는 ”다양한 검증이 필요한 의혹을 제기했을 뿐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다”며 “특수본 수사 내용 보면 다소 마약 수사에 집중됐다는 내용은 일반적으로 공개된 내용”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우석 위원은 “그러면 마약 수사는 하지 말아야 하냐”며 “만약에 마약 수사에 집중했다고 해도 거기에 있는 경찰이 방관하고 있었겠나. 왜 여기에 계속 포커스를 맞추나. 정치적 의도가 있지 않나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광복 소위원장(국회의장 추천)은 “희생자의 가족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방송을) 들어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 방송을 하루 두 시간씩 하는데 어떤 때 보면 며칠 전에 한 방송이 똑같이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  김어준의 뉴스공장 10월31일 방송화면 갈무리.
▲  김어준의 뉴스공장 10월31일 방송화면 갈무리.

 

“방심위, 공정한 방송 요구하기 전에 ‘공정한 심의’ 입증해야”

더불어민주당 추천 윤성옥·정민영 위원은 신속심의와 제작진 의견진술 진행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윤성옥 위원은 “이태원 참사 원인에 대해 정부가 밝혀야 함에도 왜 이 자리에서 제작진이 그것을 입증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참사에 대한 합당한 의혹 제기는 언론의 책무다. 참사 이후 5일치 방송분을 신속심의 안건으로 올리고 의견 진술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 우리가 공정한 방송을 요구하기 전에 ‘공정한 심의’를 입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 심의위원들이 제작진에게 전달하려는 내용을 다 정리해 그것이 희생자들을 위한 내용인지, 집권 여당을 위한 내용인지 판단해 보면 오늘 심의의 목적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정민영 위원도 “지금 여러 안건들을 보면 오히려 ‘재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조항이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정부 책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틀어막는 수단처럼 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금 안건으로 다루는 방송들은 대체로 참사가 벌어진 이후 사건이 도대체 왜 벌어졌는지, 정부와 경찰은 왜 이 피해를 최소화시키지 못했는지에 대해 다각도로 의문을 던지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건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혹 제기 자체를 철저하게 검증하지 못한 것들, 다소 거친 비판들을 다 이 규정을 가지고 이제 제재하는 것은 이 규정을 만든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전체적으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다룬 내용들이 악의적이고 사실을 심각할 정도로 왜곡해서 이뤄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이 사안은 심의위원 5인 중 이광복‧김우석‧황성욱 위원의 다수 의견에 의해 법정 제재 ‘주의’가 의결됐다. 

한편 지난주 긴급회의에서 의결 보류된 참사 당일 KBS·MBC·SBS 보도, 참사 후 정부 대처 등을 지적한 KBS·TBS 방송 등 7개 안건에 대한 심의도 이뤄졌다. 이 중 사고 현장 관련 제보 영상을 자극적으로 언급한 ‘KBS 뉴스특보’, 해당 사고가 단순 압사 사고가 아닌 약에 의한 것이라는 인터뷰 내용을 방송한 ‘MBC 뉴스특보’, 신체 일부가 드러난 채 누워있는 사상자 모습을 별도의 흐림 처리 없이 보여준 ‘SBS 뉴스특보’에 대해 제작진 의견 진술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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