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이후 ‘빈 살만’으로 표기한 대다수 한국 언론…전문가들, ‘빈 살만’ 아닌 이름인 ‘무함마드’ 표기 주장

▲ 11월 17일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담을 가졌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 11월 17일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담을 가졌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지난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다. 1박2일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치인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기업인들을 만나면서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이를 전하는 대부분 언론보도에선 사우디 왕세자를 ‘빈 살만’으로 표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언론보도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표기할 때 기사 처음에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표기하고 그 다음부터는 ‘윤 대통령’으로 표기한다. 사우디 왕세자의 경우 기사 처음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으로 전체 이름을 표기한 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라고 표기하는 식이다. 

▲ 사우디 왕세자 관련 언론보도들
▲ 사우디 왕세자 관련 언론보도들

 

문제는 ‘빈 살만’이 사우디 왕세자의 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동 분야 전문가인 이희수 한양대 교수(문화인류학)는 미디어오늘에 “‘빈 살만’은 살만의 아들이라는 뜻이고 이름은 ‘무함마드’”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왕세자의 아버지 이름이 ‘살만’이고, ‘빈’은 ‘~의 아들’이란 뜻이다. 즉 ‘빈 살만’은 사우디 왕세자의 이름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풀네임 또는 이름만 쓰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 설명에 따르면 기사 처음엔 ‘무함마드 빈 살만’라고 쓰고 이후부터는 ‘무함마드’라고 표기하는 게 적절하다. 

이 교수는 “이런 전통은 9.11 테러 이후 빈 라덴 표기부터 문제돼 왔다”며 “언론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국립국어원의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이경우 서울신문 어문부 전문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빈’은 누구의 아들이란 뜻의 일반명사이고 아랍어에는 성이 없는데 영어식으로 ‘빈 살만’을 성으로 착각한 것 같다”며 “대부분 언론사에서 ‘빈 살만’이라고 부르지만 이름인 ‘무함마드’로 부르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 지난 22일 서울신문의 한 칼럼
▲ 지난 22일 서울신문의 한 칼럼

 

서울신문과 경향신문 등은 이 기자의 제안으로 ‘빈 살만’이 아닌 ‘무함마드’로 표기하고 있다. 이 기자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에서 이 사안에 대해 심의를 신청하겠다고도 했다. 

한 언론사 국제부 기자는 ‘빈 살만’으로 표기하는 이유에 대해 “언론에서 빈 살만과 무함마드를 혼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다. 대다수 언론에서 사우디 왕세자를 ‘빈 살만’으로 불러왔기에 관행적으로 ‘빈 살만’으로 표기한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미디어오늘 확인 결과 AP통신, BBC,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서도 사우디 왕세자 이름을 적을 때 처음에는 이름 전체(Saudi Crown Prince Mohammed bin Salman)를 적고 두 번째 표기할 때부터는 무함마드(Prince Mohammed)로 표기하고 있다. 

▲ 파이낸셜타임즈 무함마드 사우디 왕세자 관련 기사 갈무리
▲ 파이낸셜타임즈 무함마드 사우디 왕세자 관련 기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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