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시민연대, 어린이 식생활 관련 미디어 콘텐츠 제작 및 광고 가이드라인 마련
고열량·저영양 식품, 과도한 섭취 안돼…인플루언서 광고 표시 “어린이가 알 수 있도록”

유튜브에서 어린이가 기괴한 음식을 무리하게 먹방(먹는 방송)하고, 어린이 사이에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가 광고 표시 없이 특정 식품을 홍보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어린이들이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미디어 콘텐츠를 접하는 환경에 맞춰, 어린이 식품 관련 콘텐츠 제작자와 광고주가 참고해야 할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는 식약처 지원을 받아 미디어 콘텐츠와 광고를 제작할 때 자율적으로 참고하기를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언론연대는 “해외에서는 어린이 건강정책을 디지털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사회는 어린이 콘텐츠와 광고에 있어 그간 TV를 중심으로 정책이 이루어져,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보다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디어가) 어린이들의 음식 선택과 식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광고를 비롯한 콘텐츠 제작자들이 어린이들이 식생활 형성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라고 가이드라인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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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미디어 콘텐츠 제작 및 광고 자율 가이드라인 표지

‘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미디어 콘텐츠 제작 자율 가이드라인’은 콘텐츠 제작자가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10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어린이에게 권장되는 건강한 먹거리를 부정적으로 묘사하지 않기 △고열량·저영양 식품의 노출 줄이기 △권장 섭취량을 넘어서는 식품을 과도하게 노출하거나 이를 섭취하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기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놀이 보상으로 제공하지 않기 △신체에 고통을 주는 식품은 어린이 건강을 해치는 점 주의 △정서저해식품(인체 특정 부위 모양 등 기괴한 형상)과 펀슈머(생활화학제품 또는 학용품과 포장이 유사한 식품) 제품 노출로 아동 안전 위협하지 않기 △고카페인 음료의 노출 최소화 △어린이 출연자가 광고모델인 제품을 노출할 때 광고성 콘텐츠임을 고지 △소정의 대가를 받고 제품을 홍보할 때 광고임을 표시하고 광고표현 주의 △어린이들은 콘텐츠를 통해 건강한 식생활뿐 아니라 세상을 배운다는 점 주의 등이다.

일부 항목에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실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시들도 소개됐다. 고열량·저영양 식품이 불가피하게 포함될 때에는 “해당 콘텐츠에는 고열량·저영양 식품이 포함돼 있어 보호자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자막을 달고, ‘어린이 기호식품 알림e 서비스’에서 고열량·저영양 식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하는 방안 등이다. 식품을 먹는 장면에서는 한 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연출을 자제하고, ‘1회 섭취 참고량’을 준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식품을 놀이와 연관해 소개하는 콘텐츠도 주의할 사항들이 많다. 놀이 대가로 제공되는 젤리는 대표적인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꼽힌다. 보상의 대가로 식품을 주는 연출은 어린이들에게 해당 식품을 동경의 대상으로 만든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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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미디어 콘텐츠 제작 자율 가이드라인 이미지

게임 형식으로 ‘과도하게 시거나 맵고 짜서 어린이 미각에 고통을 주는 식품’을 섭취하도록 하는 경우도 지양해야 한다. 성인 대상 예능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복불복 게임’ 등이 일례다. 어린이의 모방 행동을 부를 수 있는 콘텐츠 제작도 마찬가지다. 실제 2019년 한 어린이 유튜버가 10kg 넘는 대왕문어를 먹는 방송이 아동학대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어린이 출연자가 광고모델인 제품을 노출하거나, 식품이 PPL(간접광고) 등으로 등장할 때도 신중해야 한다. 어린이 대상 콘텐츠에 광고 식품이 등장할 때 “어린이 출연자에게 과도하게 제품의 특징을 강조해 설명하거나, 제품을 소유함으로써 능력이나 행동이 변할 것이라고 설정하거나, 소유하지 못했다고 해서 열등감을 느끼거나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유념하라는 설명이다.

광고주 대상으로는 ‘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광고 자율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13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TV·라디오, 신문·잡지 등 인쇄매체, 관련 콘텐츠·채널을 포함하는 플랫폼(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메타버스, OTT 등), 영화, 게임, 비디오물, DVD 등을 이용한 광고가 적용 대상이다.

▲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광고 자율 가이드라인 중 기본 원칙
▲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광고 자율 가이드라인 중 기본 원칙

광고 가이드라인은 △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을 저해하는 표현 사용하지 않기 △어린이가 고열량·저영양 식품 및 고카페인 음료 광고에 노출되는 빈도 최소화 △어린이가 광고와 콘텐츠 쉽게 구분하도록 고지 △어린이 오인을 유발하는 호스트셀링 등 광고기법 사용하지 않기 △유명인(인플루언서)에게 광고임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요청 △어린이 보호를 위한 표현 규정 준수 등 6개 항목이다.

광고 가이드라인은 어린이 대상 식품 광고에 유명 캐릭터나 인물을 등장시키는 일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만화 캐릭터를 비롯한 프로그램 주인공이 모델로 등장하는 ‘호스트셀링’은 사용하지 말아야 할 광고기법으로 꼽힌다. 또한 콘텐츠 관련 제품을 인접 광고에 연이어 광고하는 등 어린이가 광고를 콘텐츠로 오인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가이드라인은 강조한다.

유명인(인플루언서)을 통한 어린이 식품 광고의 경우 상업적 표시나 광고 해당 사실을 “어린이들이 알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한다. “어린이가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전적 대가를 지급받아 상품을 추천하는 동영상 제목에 ‘광고’를 붙여야 한다. 동영상 콘텐츠 일부에 무료로 받은 상품에 대한 후기를 남길 때에는 후기 시작과 끝 부분은 물론 영상이 지속되는 동안 5분 간격으로 ‘협찬받음’ 등의 자막을 남기는 방안이 권고된다.

가이드라인은 특히 별도의 기본원칙에서 “어린이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은 광고주의 중요한 책무”임을 강조했다. “어린이는 광고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광고의 취지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광고주는 광고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피고, 어린이를 위해 활용되도록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주는 모든 인종, 종교, 문화, 성별 및 다양한 신체적·정서적·인지적 능력을 가진 아이들에게 환영받는 광고콘텐츠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도 주목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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