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댓글 진단] ‘댓글접힘’ 개편 후 혐오댓글 감소, ‘이력공개’ 효과는 논쟁적
추상적 통계만 제공하는 포털, “분석 가능하게 공개해야”

포털 다음이 ‘댓글 접힘’을 기본화면으로 설정한 후 혐오댓글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댓글 작성 이력제’ 도입 이후 악플이 감소했다는 네이버 발표와 달리 댓글 품질개선 효과가 미미하다는 연구도 있다. 포털 댓글 문제 개선을 위해 양대 포털이 댓글에 관한 세부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댓글 접힘 개편 이후 혐오댓글 줄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정치학회에 의뢰해 작성한 용역보고서의 일환으로 실시한 ‘포털 댓글 데이터 분석’ 자료에 따르면 포털 다음의 ‘댓글 접힘’ 개편 이후 네이버와 비교해 혐오 댓글이 줄었다. 연구팀은 “다음에서 (2022년) 1월26일에 시행한 댓글접힘 정책은 혐오표현을 확연하게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했다.

▲ '접힘' 상태로 제공되는 다음 뉴스 댓글화면
▲ '접힘' 상태로 제공되는 다음 뉴스 댓글화면

연구팀은 혐오댓글을 단순 악플, 지역, 인종, 국적, 연령, 여성/가족, 성소수자, 종교 등 9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포털 다음 댓글 접힘 개편 이후 단순 악플을 제외한 8개 항목의 혐오댓글이 모두 줄었다. 포털 네이버와 비교한 결과 네이버는 같은 기간 대부분의 유형의 혐오댓글이 늘었다.

즉, ‘댓글 접힘’ 기능을 적용하지 않은 네이버에선 혐오댓글이 늘어난 반면 다음에서는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정치학회에 의뢰해 작성한 용역보고서의 일환으로 실시한 ‘포털 댓글 데이터 분석’ 자료. 혐오표현 유형별 혐오댓글 추이를 비교했다. 녹색이 네이버, 파란색이 다음이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정치학회에 의뢰해 작성한 용역보고서의 일환으로 실시한 ‘포털 댓글 데이터 분석’ 자료. 혐오표현 유형별 혐오댓글 추이를 비교했다. 녹색이 네이버, 파란색이 다음이다.

연구팀은 “네이버에서는 대부분의 범주에 대한 혐오표현이 증가하거나 유지되었으나, 다음에서는 혐오표현 사용이 유지되거나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유일하게 증가하는 범주에 해당하는 단순 악플의 경우에도 네이버에 비해 증가폭이 훨씬 작다”며 “다음이 네이버에 비해 정책 시행 전에도 혐오표현 사용이 더 적기는 하였으나, 정책 시행으로 인해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해당 개편 이후 다음에서 혐오댓글이 줄어든 배경으로 △ 댓글 작성이 번거로워지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져 혐오표현을 통해 정념을 배출하는 댓글 작성자들이 작성하지 않게 됐을 가능성 △ 자신과 반대 성향 댓글에 분개를 하지 않게 돼 비교적 온건한 댓글을 작성했을 가능성 △ 정파적이고 열성적인 이용자가 댓글 작성이 번거로워져 댓글을 적게 쓴 반면 댓글을 통한 의견교환에 진지한 이용자들이 남아 지속적으로 댓글을 작성하고 있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카카오의 발표에서도 이를 추정케하는 대목이 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댓글 필터링 기능인 세이프봇 도입에 따른 성과 자료를 통해 세이프봇 도입 이전(2020년 하반기) 욕설·비속어를 포함한 댓글을 100으로 추산하면 도입 이후인 2021년에는 46.3%로 감소했고, 2022년에는 36.2%로 또 다시 감소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세이프봇의 능동적 조치로 댓글 문화가 점차 성숙해진 결과”라고 추정했다. 세이프봇 도입 후 1년여가 지난 2022년에도 욕설·비속어 댓글이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이 시기 시행된 댓글 접힘 조치로 인한 효과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댓글 이력공개 효과 있었나

포털은 악플 대책으로 댓글 작성자가 과거 작성한 댓글을 보여주는 이력 공개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평가는 분분하다. 

네이버는 2020년 댓글 서비스 개편 효과 보도자료를 통해 댓글 수는 소폭 줄고, 작성자수는 늘고, 악성댓글 작성으로 인한 삭제가 63.3% 감소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댓글이력 공개와 본인확인제 시행이 댓글 공간 위축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반대로 더 많은 사용자들이 참여해 더욱 신중하게 다양한 목소리를 남기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있다. ‘댓글 이력공개가 포털 뉴스 댓글에 미치는 영향’(2021년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과 이세한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일부 언론의 3개월치 기사를 대상으로 분석해 다음과 비교한 결과 댓글 품질이 향상되지는 않았다. 욕설과 맹렬한 비난을 포함한 댓글은 감소했으나 은어를 많이 사용한 댓글 등 품질이 떨어지는 댓글은 크게 줄지 않았다.

성과 보도자료는 내지만 자료 공개는 안하는 포털

관련 연구들이 완벽한 분석이라고 볼 수는 없다. 두 연구 모두 조사 방법, 시기, 기타 영향 등에 따라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시인하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처럼 포털 댓글이 사회적 문제가 됐지만 세부적인 분석과 평가가 힘든 배경에는 포털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양대 포털은 댓글 서비스 개편 이후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자료를 몇차례 냈지만 정작 이를 세부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네이버의 경우 데이터랩을 통해 전체 댓글 작성 수와 삭제 건수 등을 추상적으로 공개하는 데 그친다.

2020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네이버 댓글 개편 이후 이용 변화와 향후 댓글정책 제안’ 정책리포트는 추정에 의한 분석만 가능한 점을 지적하며 “실제 댓글이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좀 더 세밀한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수치를 내려 받기가 가능한 ‘스프레드시트’ 형식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전체 데이터 외에 기사에 달린 댓글을 좀 더 쉽게 찾아 분석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우리 사회가) 댓글 관련 논의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올바른 댓글 문화라든가, 우리 사회에서 댓글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며 “포털 등 댓글을 운영하는 당사자들이 정보를 공개해 어떤 댓글을 삭제하고 있고, 이 비율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얘기해야 한다. 댓글서비스의 당사자들이 정보 공개를 많이 할수록 좋다. 그러면 감시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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