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도급 업무 담당하는 6개 계열사 관련 실태점검…본사 측의 직접적인 업무지시, 근태 관리 등 문제 발견

KBS가 사내 도급 실태를 자체적으로 점검한 결과 일부 문제가 발견됐다며 향후 업무 지시 방법, 계약 등을 통해 이를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KBS 경영진은 18일 KBS 이사회에 KBS미디어·KBS비즈니스·KBS미디어텍·KBS아트비전·KBS시큐리티·KBSN 등 계열사 업무와 관련한 ‘사내 도급실태 점검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 지침을 근거로 31개 문항을 작성해 불법파견·위장도급 체크리스트 설문조사 중심으로 점검을 실시했다는 설명이다. 점검 대상은 6개 계열사의 11개 계약 부서 및 29개 이용부서이며, 도급업무를 맡은 인원은 1340명으로 파악됐다.

이날 김덕재 KBS 부사장은 실태점검 목적을 “불법파견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해서 법률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KBS는 KBS·KBS미디어텍 노동자 230여 명이 낸 소송으로 인한 1심 재판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돼 미지급 임금 240억 원가량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고 이에 항소한 상태다.

김 부사장은 “KBS비즈니스는 방송차량 관련해 다수 문제점이 있었다. 계약상 업무내용 외에 기사에게 장비 운반을 도와달라고 한다든지, 도급업체 근로자의 근태 상황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차량현황 관리 중 방송차량 휴가자를 판단한다든지 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사장은 “KBS비즈니스는 본사 시설공사를 할 때 공동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향후 이런 것을 근절하고 비즈니스에 완전히 위임토록 하겠다”며 “비즈니스의 수신 기술과 시큐리티 관련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직접 지시가 발생했다. 이 부분도 계열사의 현장 관리자를 통해 소통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KBS미디어·KBS비즈니스 직원들의 출장시 경비·식대 일부를 본사가 부담한 점도 문제점으로 언급했다.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 사옥 ⓒKBS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 사옥 ⓒKBS

KBS미디어텍·KBS아트비전 업무에 관해선 “제작상황에 따라 현장관리자가 아닌 도급업체 직원들과 소통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발견됐다”며 “이 부분도 향후 해당 회사의 현장 관리자를 통해서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S미디어 직원들이 본사 사무실 내에서 칸막이로 분리한 공간을 사용해왔다며, 앞으로 업무 장소를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부사장은 이어 “부수적 판단 기준에 따라 미디어, 비즈니스, 미디어텍 관련된 내용은 사용자로부터 제공 받은 설비와 기자재에 대한 변상, 반납절차, 규정이 미비한 부분이 발견됐다. 향후 위탁계약시에는 별도 조항으로 이런 부분을 삽입하겠다”고 덧붙였다.

KBS는 오는 2월 도급업무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계열사와의 계약시 개선 과제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도급업무 점검을 실시하고, 필요시에는 현장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점검 결과를 보고 받은 일부 KBS 이사들은 도급실태 점검 결과가 법적 책임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물었다. 이석래 이사는 “‘불법파견’, ‘위장도급’ 체크리스트 설문조사를 했다는 건 스스로 위장도급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 아닌가”라며 “(도급 관련 근로자들이) KBS 상대로 소송을 했을 때 방어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정재권 이사의 경우 “이석래 이사가 지적하셨듯 법률적 시비와 연결되는 성격이 없지 않아 보인다”며 “회사쪽 답변 등이 전후사정이 이해되지 않은 채 거두절미로 (공개)되면 오해를 낳을 소지가 있을 것 같다. 논의를 비공개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러자 김 부사장은 “여기 나온 내용 정도는 심각한 상황이라 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업무를 분리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약간씩 ‘새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후 KBS미디어와 본사 직원들이 유사한 일을 하는지 공간만 섞여서 일하는지 불분명해보인다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공간을 혼재하는 것이지 업무를 혼재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통상 불법파견 요소로 꼽히는 ‘혼재근무’(하청 근로자들이 원청 지시를 받으며 원청 근로자들과 근무)와 다르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조사 결과가 미흡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순범 이사는 “저는 계열사 근무를 해봤다. 계열사에 대해 갑질하는 것에 대한 실태가 이 문건에는 드러나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조금 더 조사를 하시면 엄청난 것들이 발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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