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의힘 전당대회 두고 국민의 삶과 무관한 뉴스뿐…나경원이 당대표되면 국민 삶은 달라질까

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은 하나의 ‘현상’이었다. 2030 남성의 지지를 받으며 보수정당 기득권층과 대비해 세대교체, 새로운 세력으로 주목받았다. ‘이준석 현상’은 ‘0선 30대 돌풍’이란 키워드로 주목을 받았다.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이 없진 않았지만 이준석 후보가 공정이란 가치를 도입할 개혁세력의 대변자에 위치했고 당시 나경원 후보는 당내 주류, 기득권 세력 대변자 자리에 있었다.

이준석 당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눈 밖에 나면서 불명예 퇴진했다. 이준석 대표의 유산은 ‘소수자에 대한 혐오정서 대중화’다. 이전에는 장애인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 정서를 온라인상에서 함부로 표출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면 이준석 대표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대한 비난 이후 장애인 비난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대표가 증오를 선동한 결과다. 

여성혐오 분위기도 강화했다. 여성가족부 폐지가 대선 공약에 들어갔고, 단지 선거용이 아니라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여가부 폐지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이준석 대표를 선출한 전당대회 때와 달리 이준석 체제의 431일간 국민의힘은 더 젊은 정당, 개혁적인 정당이 됐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시대 퇴행적 모습도 보였다. 국민 다수 삶에 영향을 끼친 건 이러한 부분이다. 

▲ 지난해 8월13일 징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KBS News 갈무리
▲ 지난해 8월13일 징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KBS News 갈무리

 

[관련기사 : “아무 데나 혐오 딱지” 이준석 발언이 ‘장애인 혐오’인 이유]
 
“여권 주류가 나경원 전 의원을 투사로 만들고 있다. 나 전 의원은 투사형이 아닌데 왜 저렇게 투사를 만들려는지 납득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 전 의원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지난 16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상황에 대해 남긴 말이다. 윤 대통령이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 대통령실에서 나 전 의원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나경원 사태’가 됐다. 한 일간지에선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을 오히려 정치적으로 키우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만평이 실리기도 했다. 

▲ 17일자 국민일보 만평
▲ 17일자 국민일보 만평

 

여의도에서 나 전 의원에 대한 평가는 투사와 거리가 멀다. 앞에 나서서 싸우는 투사가 아닌 당이나 권력자 보호를 받으며 안전할 길을 택해온 정치인으로 평가한다. 물론 그가 강경한 이미지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당 안팎에선 나 전 의원에 대해 소위 ‘배짱 없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한다. 최근 이른바 ‘윤심’을 떠안은 김기현 의원이 지지율에서 나 전 의원 지지율을 앞지르면서 나 전 의원이 공개 행보를 멈췄다. 

윤 대통령과 나 전 의원의 갈등, 윤심의 대변자인 김기현 의원과 비윤의 대표인 나경원 전 의원의 지지율 격차 등 보도들이 쏟아지는 동안, 각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이 특히 누굴 대변할 것인지, 유권자들에겐 어떤 변화가 벌어지는지 소개하는 기사는 찾기 어렵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현상을 분석하며 능력주의에 대한 토론이 벌어진 것과 대비하면 정책과 노선에 대한 논의가 황량한 수준이다.

그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했던 몇몇 발언을 보면 대통령실과 어떠한 노선 차이를 보이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2019년 7월4일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동개혁을 주장하며 “근로기준법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노동자유계약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 불안정해지는 노동자 지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노사 관계를 민사상 관계로 만들며 최소한의 보호장치인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하겠다는 주장이다. 

▲ 윤석열 대통령과 나경원 전 의원. 사진=대통령실, 국민의힘
▲ 윤석열 대통령과 나경원 전 의원. 사진=대통령실, 국민의힘

 

앞서 2019년 2월18일 나 원내대표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전면 공개하자며 5·18 민주화운동을 모독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등 ‘망언 3인’에 대한 국회 윤리특위 논의를 무력화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들의 망언에 대해서도 5·18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라고 말해 망언을 비호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노조에 대한 비난으로 지지율을 회복하는 윤 대통령과 공안정국까지 조성하는 윤석열 정부 사정기관, 반노동 인식과 반민주적인 망언에 대해 비호하는 보수정치인 나경원과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지난 18일부터 나 전 의원이 공개행보에 나서지 않으면서 당 안팎에선 안철수 의원이 웃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주춤하면서 결국 ‘비윤’ 몫이 결선투표에서 안 의원에게 모일 것이란 예상이다. 정치경력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그의 ‘새정치’에 대해 명확히 아는 사람은 없고, 선거 때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안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은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 평범한 국민 다수의 삶과 유리된 국민의힘 의원 약 100여명의 일자리 문제(공천권)를 두고 너무 많은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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