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16일 사측에 “직장 내 괴롭힘 행위 확인” 보고서 제출
이달 말 인사위 개최… 새 집행부 꾸린 뉴시스지부 후속대책 마련 나서

머니투데이 계열 뉴스통신사 뉴시스 A기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데스크였던 이 모 부장이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시스 노사 요청으로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실시한 노무법인이 지난 16일 사측에 이 사실을 전했다. 뉴시스는 이달 말 이 부장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A기자는 지난달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체적인 사망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A기자가 데스크인 이 부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정황이 발견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시스지부는 이틀 뒤인 15일 이 부장을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신고했다.

지난 18일 출범한 뉴시스지부 13대 집행부는 19일 조합원들에게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렸다. 뉴시스지부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 “보고서를 토대로 이번 달 안에 인사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사측은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해 노사가 함께 실효성 있는 조치들을 만들어 나가자는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뉴시스지부는 추가 직장 내 괴롭힘 방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광원 신임 지부장은 출마 당시 △차장급 이상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사내 오프라인 교육 의무화 △노동조합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창구 운영 △전 직원 대상 외부 전문기관 심리상담 제공 등을 제안했다. 김광원 지부장은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겠다. 서로 존중받고 존중하며 일할 수 있는 직장 내 문화와 제도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구성원들 역시 회사에 방비책 마련, 이 부장 징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내부에서 폭언, 고성 등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했다는 고백도 나왔다. 4기 기자 5명은 19일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징계를 촉구한다> 성명에서 “지금 이 순간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자괴감을 떨칠 수 없다”며 “A기자는 과거 정치부 폭력 사태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 그 일로 회의감을 느낀 몇몇 후배들이 회사를 떠났다”고 회고했다.

4기 기자들은 “편집국에 고성이 끊이지 않고, 인격 비하와 직장 내 괴롭힘이 난무했다”며 “못 버틴 이들은 떠났고, 버틴 이들의 생활은 피폐하기만 하다. 있어서는 안 될 직장 내 괴롭힘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인사권자들은 그것을 '능력'으로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눈을 감았고, 침묵했다. 부끄럽게도 그것이 조직 문화로 굳어졌다”며 “(A기자 사망 이후) 괴롭힘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의 보직 이동만 있었을 뿐 어떤 눈에 보이는 조치도 없다”고 했다.

4기 기자들은 “그(A기자)의 선택을 조금이라도 헛되이 하지 않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우선일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이가 있다면 엄정히 징계하라. 그간 사태를 방관, 묵인한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하라”고 했다. 4기 기자들은 “또 다른 직장 내 괴롭힘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 조치하라”며 “뉴시스를 '떠나고 싶은 회사'가 아닌 '함께 하고 싶은 언론사'로 만들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뉴시스 CI.
▲뉴시스 CI.

7기 기자 9명은 18일 성명 <사람이 죽었습니다. 사측은 뭘 하고 있는 겁니까>에서 “A기자가 평소 모욕적 언행과 무리한 업무 지시 등으로 과도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지 않았는지, 주변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도 방관하지 않았는지, 사측을 향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의 방조가 A기자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귀결됐으므로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이자 산업재해”라고 했다.

7기 기자들은 사측이 내놓은 후속대책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7기 기자들은 “사태 이후 사측은 고충을 듣겠다며 직장 내 어려움 또는 괴롭힘이 있으면 털어놓으라고 문자로 공지했지만 실효성은 절대적으로 떨어진다”며 “익명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실명으로 직장 내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의문스럽다. 사측은 그간 기자들의 고충과 문제 제기를 진지하게 듣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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