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김기현, 나경원 지지율 역전하며 상승세
나경원, 설연휴까지 침묵 출마 악재 곳곳에

나경원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지지율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마음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의원은 결선 투표 없이 과반을 얻어 당선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는데 실제 여론조사가 이를 뒷받침하는 분위기다.

20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6~18일 만 18세 이상 10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유승민 전 의원(30.7%), 나경원 전 의원(20.7%), 김기현 의원(19.1%), 안철수 의원(11.1%), 강신업 변호사(3.4%), 황교안 전 대표(1.5%), 윤상현 의원(0.5%), 조경태 의원(0.4%) 순으로, 적합하다고 봤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원들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이 중요하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보수층에서는 김기현 36.9%, 나경원 23.8%, 유승민 15.5%로, 김 의원이 1위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기현 39.8%, 나경원 25.1% 대 안철수 16.6%로, 역시 김 의원이 우위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유승민 51.1%, 나경원 18.1%, 안철수 4.6%로, 유승민 전 의원이 압도적 우위다.

지난 16~17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김 의원은 40.3%를 기록했다. 40%를 넘겼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지만 앞선 12~13일 조사 대비 7.8%포인트 상승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주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다가 이번주 들어 김 의원으로 1위 자리가 바뀐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나경원 전 의원. 사진=대통령실, 국민의힘
▲ 윤석열 대통령과 나경원 전 의원. 사진=대통령실, 국민의힘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 출마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일단 지지율 1위를 놓친 것이 주된 이유다. 아직 김 의원이 과반 지지율을 얻진 못하지만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직에서 해임하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나 전 의원에게서 떠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결선투표로 갈 경우 비윤 후보로 분류되는 나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의 지지세를 합쳐 승산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은 나 전 의원에게 유리하지 않다. 

이는 나 전 위원이 해임에 대한 입장을 잘못 낸 탓도 있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해임)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며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한 반감을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윤 대통령이 거짓 보고를 걸러내지 못하고 상황을 오판하는 지도자라는 인식을 준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나경원)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은 나 전 의원과 그의 남편이 공동명의로 보유한 신당동 소재 빌딩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자금 사정으로 중간에 팔았고 1600만 원 벌었을 뿐이라며 투기가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 전 의원에 대한 공세가 고조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9일 노컷뉴스는 나 전 의원이 20일 윤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 전 의원은 부인했지만, 나 전 의원 측이 내부에서 검토했던 건 맞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시절 난관을 뚫고 비판을 받으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웠던 것과 비교하면 나 전 의원 측은 현재 그런 입장을 취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나 전 의원은 일단 설 명절 연휴 동안 공식 행보를 자제하며 윤 대통령이 서울에 돌아오고 난 뒤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그 사이 윤 대통령 측에 우호적 메시지를 보내 이른바 ‘윤심 달래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의도에선 윤 대통령 스타일과 이미 해임 결정을 한 것, 해임에 대한 나 전 의원의 첫 해명 실책 등을 고려할 때 갈등 해소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기현 페이스북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기현 페이스북

나 전 의원 출마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윤 대통령과 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것을 전제할 때 비윤 표심을 모아 결선투표에서 김 의원을 이길 가능성이 있다면 출마에 나설 수 있다. 나 전 의원을 돕는 박종희 전 의원이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설 연휴 이후 보수의 상징적 장소에서 출마 선언을 계획하고 있다고 얘기한 바 있다. 

박 전 의원 발언만을 신뢰할 순 없다. 그는 나 전 의원을 당대표로 만들어 차기 공천권을 받아야 하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연휴 이후 나 전 의원이 지지율 반등을 보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 뿐더러, 투기 의혹이 불거지는 등 일각에선 수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정권에서 실질적 실력 행사에 나설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판단이다. 

나 전 의원의 최근 선거 성적은 좋지 않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다가 떨어졌고, 2021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지만 후보가 되지 못했다. 같은 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이준석 대표에게 밀려 당 대표 선거에서 떨어졌다. 나 전 의원 지역구인 동작을에 대통령실 김인규 행정관(YS 손자) 출마설(당사자는 부인)까지 불거졌다.

윤심이 택한 당대표든, 비윤 지지를 받는 나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되든, 국민 삶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지만, 나경원의 당대표 출마가 설 연휴 정치권 최대 관심사인 건 분명하다.

[관련기사 : 윤석열과 반노동 인식 공유하는 나경원이 투사가 되는 세상]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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